정원에 앉아 옛시조를 읊조리네

2019. 8. 21. 22:282019

슬기로운 옛 선인들의 시조를 가져와 봤다.

산에 있는 버들가지
를 아름다운 것을 골라 꺾어 임에게 보내오니. 주무시는 방의 창문가에 심어 두고 살펴 주십시오. 행여 밤비에 새 잎이라도 나거들랑 마치 나를 본 것처럼 여기소서. - 홍란

동짓달 긴긴밤의 한가운데를 베어 내어. 봄바람처럼 따뜻한 이불속에 서리서리 넣어 두었다가. 정든 임이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펼쳐 내어 그 밤이 오래오래 새게 이으리라. - 황진이

꿈에 보는 임은 믿음과 의리가 없다고 하지만, 못 견디게 그리울 때 꿈에서가 아니면 어떻게 보겠는가? 임이시여, 꿈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자주자주 보이소서. - 명옥

산촌에 밤이 깊어 가니 먼 곳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. 사립문을 열고 보니 하늘 기운이 차갑고 호젓하게 달이 떠 있다. 저 개야, 빈 산에 잠든 달을 보고 짖어서 무엇하겠느냐? - 천금


가격은 늘인데 주전부리가 그만큼 미치지는 못하는구나. 비들이 노니는 정원수들이 그 값을 대신하는데 이네 맘을 워도 아쉬움에 동네 어귀 모퉁이에 있던 그 작은 집만 생각날 뿐이로다. 다음에 누군가 초대 주면 다시 찾아는 가리오리 오늘은 신선한 숲 내음에  없이 살림욕만 즐기다 가노라 - 정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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